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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암동 두집 서울시 건축상 우수상

수상 2020 종로구 창의문로9길 26-3

부암동 두집

설계 강우현

개요

설계
강우현
분야
단독주택
위치
종로구 창의문로9길 26-3
층수
지상2층, 지하1층
연면적
376.95㎡

조직

건축주 강국현 시공 건축주직영공사

건축상

시상
제38회 서울특별시 건축상
수상등급
우수상
수상 연도
2020

작품설명

부암동 두집은 한 가족이면서 두 가족이 사는, 교차와 분리가 . 공존하는 집이다. 이 집의 설계는 둘의 관계에서 시작한다. . 십여 년 만에 함께 살기로 결심한 부모와 아들 부부가 지낼 집의 설계를 위해 처음 방문한 대지의 인상은 ‘높다’였다. 인왕산 . 중턱에 있어 전체적으로 고도가 높고 경사가 심하며, 대지 . 초입에는 5m 높이의 축대가 조성되어 있었다. 마을의 밀도가 . 높은 탓에 공사여건도 좋지 않고 지적과 현황도 맞지 않는 매우 어려운 환경이었지만, 그곳에서의 전망은 다른 모든 어려움을 . 잊게만들 정도로 근사했다. 축대 위에 서면 주변 마을의 풍경과 북악산, 북한산, 인왕산을 모두 볼 수 있었고 주택의 배치는 . 자연히 이 경치들을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계획됐다. . 또한, 두 가족 모두 처음으로 아파트를 떠나 단독주택에 살게 . 되어 정원과 조망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은 상태였다. .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화두가 남아 있었다. 이 집은 언뜻 보면 단독주택 같으나 두 가족이 함께 살아갈 집이라 서로 프라이버시 를 확보하면서도 완전히 분리된 듯한 인상을 주기는 싫은, . ‘아주 애매한 경계’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. 먼저 대지에 가족이 나눠서 지낼 건물 두 채를 나란히 앉혀 . 보았다. 이러한 배치는 독립적인 주거영역을 확보하기에는 . 용이하나 정원을 나눠 사용하기에는 불편하다는 단점을 갖고 . 있다. 외부공간을 분리해서 배치하자니 마치 두 개의 좁은 . 필지에 별개의 집이 지어진 듯한 모습이었고, 가족들은 함께 . 지낸다는 기분을 느낄 수 없을 것 같았다. 그렇다고 해서 하나의 트인 정원을 공유하는 식으로 설계한다면 서로에게 무한한 . 관용과 배려를 강요하는, 이도저도 아닌 공간이 될 것이 . 자명했다. 이러한 대지 사용은 서울의 100평(약 330㎡)짜리 . 땅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방식 같았다. 우리는 대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한 건물 안에서 . 두 세대를 수직적으로 분리하는 방법을 모색했다. . 1층 세대에는 지상 정원을, 2층 세대에는 근사한 전망을 . 몰아주기로 한 것이다. 1층은 은퇴 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부모가, 2층은 손님 방문이 잦아 간단한 파티공간이 필요한 . 아들 부부가 거주하는 공간으로 설정했다. 그리고 나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할 수 없으면서도 약간의 틈새는 만들어 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. 1층 지붕이 2층의 야외 공간이 되는 기본적인 방식에서 출발하여 1층에 중정을 만들었는데, 이 비워진 공간은 가족들의 개별 영역을 구분하면서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작은 . 틈이 됐다. 중정에 면하는 2층의 창은 바짝 다가가야만 아랫층에 있는 사람이 보이는 높이로 설치하여 1층과의 거리를 원하는 . 대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. 창을 열어 놓으면 가까이 가지 . 않더라도 1층에서 나는 소리가 들려 무슨 일이 있는지 남몰래 . 알 수 있기도 하다. 부암동 두집의 중정형 배치는 채광과 환기에 용이한 평면을 . 가지면서, 외부와 다양하게 접하게 되어 단조롭지 않은 공간을 경험하게 해준다. 우리는 중정 안에 가족들이 쉴 수 있는 수공간, 정원 등을 만들었다. 가운데에는 큼지막하게 깬 돌로 채워진 수 공간이 있는데 겨울에는 물이 없는 돌정원으로 변해 계절별로 . 다양한 모습을 갖는다. 이 네모난 수공간을 통해 집 안으로 . 하늘이 반사되어 들어오기를 바랐고, 정원 한켠에 있는 40년 된 살구나무를 보존하여 이 땅이 간직하고 있는 기억을 남기고자 . 했다. 넓지 않은 대지에서 그 큰 나무를 두고 작업을 진행하는 . 일은 정말 쉽지 않았고, 햇볕이 뜨거운 8월에 이식하다가 . 혹여나 죽지 않을까 공사 내내 노심초사했다. 우여곡절 끝에 . 제자리를 찾은 살구나무는 현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. 띄는 이 집의 상징이 됐다. 아들 부부가 사는 2층은 채광과 전망이 뛰어난 전면에 넓은 . 테라스와 옥상정원을 만들어 땅 위의 정원이 없는 아쉬움을 보상 하고자 하였다. 이 공간은 서울 시내와 삼면으로 이어진 산세를 마음껏 조망할 수 있어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다. 1층의 . 깊은 처마이기도 한 2층 테라스는 불편할 수도 있는 서로의 . 시선을 가려주고, 전면에 사초과 식물을 가득 심어 바람 좋은 날 기분 좋은 흔들림을 느낄 수 있게 하였다. 테라스가 시야를 넓게 트여 가족들에게 좋은 풍경을 보여준다면, 천창은 따스한 빛을 실내로 들여온다. 부암동 두집에는 군데군데 천창이 설계됐는데 이 요소는 주거의 주 향인 동쪽으로부터 오는 채광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. . 형태적으로 지붕 모양에 맞게 경사져 있는데, 여름에는 직사광선 을 차단하고 겨울에는 깊숙이 빛을 끌어들인다. 계절별로 변하는 햇빛의 각도도 이 집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. 두 가족의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을 한 집에 녹여낸다는 것은 결코 쉽지않은 작업이었다. 그리고 부암동의 열악한 시공환경은 . 우리에게 오래된 구도시의 재생 작업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. 냉철한 현실로 받아들이게 해준 귀중한 경험이었다. 누구라도 4m 폭의 막다른 경사도로에서 콘크리트를 타설을 한 번만 . 해보더라도 왜 6m 이상의 도로가 필요한지 절실하게 느낄 수 . 있을 것이다. 그래도 오래되고 빛바랜 장소를 열심히 다듬고 . 가꿔서 그 빛을 되살려 주는 작업은 언제나 흥미롭고 의미 있는 일인 듯 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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